나를 생각해주세요 팬지꽃

팬지, Pansy, Viola wittrockiana

우리나라에서 팬지는 제비꽃과에 속하여 삼색제비꽃이라고도 불리며 원산지는 유럽이다. 길이는 30cm 이내로 비교적 작은 편이고 1대의 꽃대에 1송이의 꽃이 핀다. 꽃잎은 5개로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고 5개의 꽃잎 무늬에 변형이 다양하다. 꽃잎의 특이한 줄무늬로 고양이수염꽃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팬지의 원래 속성상 한여름의 고온에는 생육이 어렵고 꽃을 피우지 못하는데 최근에는 고온에 강한 품종들이 개발되어 여름의 뜨거운 기온에도 꽃을 피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9월에 파종하나 목적하는 일정에 따라 재배하면 조절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내한성이 항해 추위에 잘 견디지만 너무 저온에 방치해서는 안되고 0도 전후의 온도에서는 식물 전체가 살짝 얼었다가 온도가 올라가면서 녹아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팬지의 꽃잎에는 꿀주머니가 달려있어 식용으로도 가능하다. 꽃이 지고 나면 그 안에서 씨앗이 튀어 퍼지기 때문에 종자를 모으려면 별도 포장을 이용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현재 팬지는 다수의 개량을 통해 어느 환경에서나 쉽게 자라고 번식력이 좋으며 그 색상도 화려해 장식, 관상용으로 가장 많이 심고 있다. 이중 순수 노란색 계통의 팬지 꽃이 가장 강한 향을 낸다고 한다. 팬지꽃은 생각하다라는 뜻의 프랑스어로부터 유래되었다. 이는 꽃잎의 큰 무늬가 마치 사람의 얼굴과 유사한데 큰 잎의 무게로 살짝 기울어져 크는 모습이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큰 무늬는 중후한 수염 모양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팬지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즈음 피는 꽃이라 제비꽃이라고도 불리지만 모양에 따라 오랑캐꽃, 반지꽃, 앉은뱅이꽃, 장수꽃, 병아리꽃으로도 불린다.

 

사랑을 추억하는 팬지꽃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신 큐피드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들려는 심산으로 좋아하는 요정의 가슴에 사랑의 화살을 쏘았다. 그러나 화살은 엉뚱하게 요정의 가슴이 아닌 하얀 제비꽃에게 가 맞고 말았다. 이 상처로 인해 원래 하얗던 꽃잎이 여러색으로 변해버리고 그때부터 다양한 색상의 팬지꽃이 생겼다고 한다.

 

러시아의 한 마을에는 아뉴타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다. 이 소녀는 친절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소녀였는데 어느날 마을을 찾은 한 청년을 보고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청년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소녀를 떠나고 말았다. 소녀는 배신감에 슬퍼했지만 그를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소녀는 매일 길가에 나가 청년을 기다렸지만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그녀는 우울증으로 결국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후 그녀의 무덤가에는 세 가지 색을 가진 꽃잎을 가진 식물이 자라났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꽃을 보고 흰색은 소녀가 청년을 만났을 때의 행복을, 노란색은 청년이 소녀를 떠났을 때의 당혹감과 놀람을,  보라색은 슬픔과 죽음을 상징한다고 믿었고 이 꽃이 오늘날의 팬지꽃이 되었다고 한다. 

 

하늘에서 여러명의 천사들이 한 아름다운 봄의 들판으로 소풍을 내려왔다. 천사들은 들판에 핀 하얀색 팬지를 보고 모두 그 아름다움에 놀랐다. 그중 한 천사가 팬지 꽃에 다가가 속삭였는데 '너에게 천사의 모습을 새겨줄 테니 사람들에게 맑은 생각과 행복을 전해주렴'이라는 부탁을 하며 팬지꽃에 세 번 입을 맞추고 갔다. 그때부터 이 꽃은 천사의 모습을 한 세 가지 색을 가지게 되어 온 세상에 두루 퍼졌다고 한다.

 

작은 나비들이 피어나는 꽃, 팬지

팬지의 대표적인 꽃말은 나를 생각해주세요라는 뜻으로 사랑을 고백할 때 선물하면 좋다. 하얀색 팬지의 꽃말은 평화와 순결을 뜻하며 노란색 팬지는 배려, 사려 깊은 마음, 기억을 뜻한다. 전체적인 팬지의 꽃말로 상대방을 기억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숨어있어 힘든 시기를 겪는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기에 좋을 것 같다. 사랑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 이외에도 팬지는 친숙함과 편안함으로 받는 사람에게 평화와 마음의 위로, 위안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얀색 팬지는 1월 6일

보라색 팬지는 1월 8일

노란색 팬지는 1월 9일의 탄생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