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Chinese trumpet creeper, Campsis grandiflora
중국이 원산지인 능소화는 금동화라고도 불린다. 가지에는 담쟁이덩굴처럼 마디마디에 생긴 흡착근으로 벽에 붙어 올라갈 수 있고 그 길이는 약 10m에 달한다. 마주나는 잎은 홀수로 깃꼴겹잎이며 작은 잎은 10개 내외의 달걀모양 또는 바소꼴로 5cm 정도이다.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와 털이 있고 끝으로 갈수록 뾰족하다. 꽃봉오리는 낙엽성 덩굴식물로 가장 무더운 때인 7월 중부터 피고 꽃의 뒷부분과 안쪽 부분의 색이 서로 다르다. 화관은 트럼펫 같은 깔때기와 비슷한 종모양으로 일반적인 크기의 지름은 6cm에서 8cm이다. 4개의 수술 중 2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며 10월이면 열매가 익는다. 한번 꽃이 피면 한철 피고 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반복해서 피고 지기 때문에 개화기간인 약 100일 동안은 내내 싱싱하게 핀 꽃을 볼 수 있다. 여름에 피는 꽃답게 추위에는 매우 취약하여 주로 남부지방에서 심어 기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능소화는 양반집에서 주로 키우던 나무로 양반꽃이라고도 불리며 평민의 집에서 심었다가는 곤장을 때리는 벌을 주는 등 키우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과거 조선시대 때는 장원급제한 자가 귀향길에 하사하는 꽃이라는 의미인 어사화라고 불리기도 할 정도로 명예로움을 상징하는 꽃이었다. 현재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고가나 사찰의 담장, 가정집 정원에서 많이 심는 관상용 꽃이다. 또한 능소화는 꽃이 질 때 시들지 않고 꽃잎 통째로 떨어지는데 이는 고귀함을 끝까지 지킨다고 하여 처녀꽃이라고도 불린다. 능소화라는 이름은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송이째 떨어지며 지는 꽃의 모양새가 선비의 지조와 닮아 예로부터 자연풍경을 묘사한 문학작품이나 그림의 소재로 사랑받는 꽃이다. 능소화의 꽃과 잎, 뿌리는 건조해 약재로도 사용이 가능하고 동의보감에는 부인병에 널리 쓰이며 어혈과 풍에 효능이 있어 일찍이 재배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민간에서는 월경불순과 월경통에 좋다. 능소화에 있는 꽃가루에는 독성이 있어 만지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속설이 있었으나 이는 과학적으로 속설일 뿐 안전하다고 한다. 다만 꽃에 있는 꿀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먹거나 장시간 노출에 주의하여야 한다.
가련한 기다림의 꽃
옛날 옛적의 능소화는 땅을 기어 다니는 가련한 덩굴꽃이었다. 이를 속상하게 여긴 능소화는 가까이에 있는 소나무에게 높고 먼 곳을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원을 하게 된다. 능소화의 이야기를 들은 소나무는 아름다운 능소화의 모습에 반해 소원을 이루어 주기로 했다. 그때부터 능소화는 소나무는 물론 다른 여러 나무들에 올라가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한다.
옛날 한 궁궐에는 예쁘고 맘씨 고운 소화라는 궁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궁녀 소화는 왕의 눈에 띄어 승은을 입게 되었고 이로 인해 빈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를 질투하고 시기하는 수많은 궁녀들의 모함으로 결국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있는 궁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그녀에게 임금은 한나라의 왕이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남편이었기에 외딴궁에서도 애타게 님을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야속한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님은 오지 않았고 소화는 다른 이들처럼 요사스러운 계약과 재주를 부리지도 않으며 얌전히 기다릴 뿐이었다. 소화는 그곳에서 혹여라도 임금의 발자국소리라도 들리지 않을까 오시는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 너머에 임금이 있는 곳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았고 사무치는 그리움에 상사병을 앓게 되었다. 병에 걸리고 오래지 않아 소화는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소화의 무덤에서는 해마다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은 담장에 넝쿨을 이루어 궁안까지 이어졌는데 이를 본 사람들은 이 꽃을 소화의 간절한 마음이라고 여겨 능소화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야기 속에 임금이 아닌 자가 이 꽃에 손을 대면 독을 품는다고 되어있으나 이는 속설로 밝혀졌다.
말없이 조용히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꽃
능소화의 꽃말은 여성, 명예, 영광, 그리움, 기다림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능소화는 6월 28일, 8월 6일의 탄생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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